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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후 한국 자본주의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세계화, 금융화, 정보화 같은 상당한 구조변화를 경험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한국 자본주의의 구조변화는 1997년 경제위기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이후 한국 자본주의의 축적체제와 모순구조의 변화를 총체적·거시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다시 절실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 책은 이 같은 현실과 이론의 괴리를 좁히고 기존 연구의 중요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서, 마르크스주의적 방법에 기초하여 1990년대 한국 자본주의의 ‘축적체제’ 변화를 총체적·구조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물론 한국 자본주의에 대한 거시담론적·마르크스주의적 분석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이른바 ‘한국사회구성체 논쟁’으로 대표되는 1980년대 비판사회과학의 중심 주제였다. 하지만 이 연구가 1980년대 ‘한국사회구성체 논쟁’으로 단순한 회귀를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연구는, 1980년대 ‘한국사회구성체 논쟁’이 ‘국가독점자본주의론’과 ‘식민지자본주의론’의 논쟁 등 다양한 내부적 스펙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스탈린주의적 문제설정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고전 마르크스주의 관점과 부합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즉, 이 연구는 1990년대 한국 자본주의의 구조와 동학 및 모순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1980년대 진보진영의 ‘통념’이었던 ‘국가독점자본주의론’이나 ‘식민지자본주의론’과 같은 스탈린주의적 문제설정이 아니라, 원래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정초한 고전 마르크스주의로 복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에 서 있다. 이 연구는 자본축적과 재생산에 관한 마르크스의 이론을 직접 적용하여 1987년 이후 오늘에 이르는 한국 자본주의의 축적체제와 재생산구조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먼저 정성진은 1장에서 1980년대 말 이후부터 1997년 위기 직전까지 마르크스적 의미의 이윤율이 저하했음을 실증적으로 밝히고, 이에 근거하여 1997년 위기는 단순한 금융위기가 아니라 자본축적의 구조적 모순이 심화된 결과라고 주장한다. 정성진은 ‘금융화’ 또는 ‘금융주도 축적체제’로의 이행이라는 케인스주의적·제도주의적 문제설정으로는 1997년 위기 이후의 한국 사회 변화의 기본 성격을 적절하게 파악할 수 없다고 하면서, 1997년 위기 이후 신자유주의로의 이행의 본질적 측면은 이윤율을 회복하기 위한 자본의 공세이며, 이 과정에서 노동자계급에 대한 착취 강화와 경제적 종속의 심화가 초래되고 있음을 거시경제통계의 재구성을 통해 입증한다.
장상환은 2장에서 1990년대를 전후하여 한국의 자본축적 과정에서 국가의 역할 분석을 통해 한국의 고도성장의 원인, 1997년 경제위기의 원인, 1997년 경제위기 이후 양극화의 원인을 구명하려 시도한다. 장상환은 1960~1970년대의 국가개입, 즉 개발국가의 본질은 자유주의적 성격의 것이었지, 케인스주의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1980년대에 들어와 한국은 케인스주의적 복지국가를 거치지 않고 신자유주의적이고 슘페터주의적인 근로국가로 이행하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1997년 경제위기를 겪게 되었고, 그 이후 경제침체, 양극화 심화와 같은 자본주의적 모순이 격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주무현은 3장에서 1990년대 한국 자본주의의 경쟁과 독점 현상의 추이를 시장구조의 변화와 이윤율 효과의 계량분석을 통해 실증한다. 주무현은 1990년대 한국 자본주의 시장구조에서 고위 시장집중형 산업 수의 감소와 저위 시장집중형 산업 수의 증가, 초과이폭률 실현 산업 수 비중의 지속적 하락, 대기업-저이윤율, 중소기업-고이윤율의 격차구조 완화 경향 등 ‘경쟁심화’ 현상을 입증하고, 이에 근거하여 독점자본주의론의 ‘독점 강화’ 명제를 비판한다.
김의동은 4장에서 1987년 이후 한국 경제에서 ‘금융화’ 추세와 함의를 실증적으로 검토한다. 그는 한국 경제가 1987년 이후 금융화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는 실질 금융비용과 금융소득이 1980년대 후반 이후 크게 증가하는 현상에서 확인된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금융화 추세는 경제성장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가는 동력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오히려 재벌기업을 중심으로 ‘카지노 자본주의’를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여, 과도하고 방만한 투자확대와 과잉자본의 문제를 키웠으며, 경기침체를 악화시킨 요인이었다.
김창근은 5장에서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1997년 경제위기 이후 경기침체, 양극화 심화와 같은 문제점들이 ‘경제에 대한 금융의 지배’ 또는 ‘경제의 금융화’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는 ‘금융화론’을 비판한다. 김창근은 1997년 경제위기 이후 한국의 산업자본은 금융자본에 종속되어 금융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금융자본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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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한국 자본주의 축적의 장기 추세와 위기: 1970~2003 / 정성진
제2장 1990년대 자본축적과 국가의 역할 / 장상환
제3장 1990년대 한국 자본주의의 경쟁과 독점 분석 / 주무현 리
제4장 한국 경제의 금융 부문 역할 심화 추세와 함의 / 김의동
제5장 한국 경제의 장기침체 원인 / 김창근
제6장 1990년대 축적체계의 변화와 노사관계의 변화 / 이종래
제7장 한국 경제와 미국의 정책 / 마틴 하트-랜즈버그
보론 신자유주의의 역사적 위상 / 알렉스 캘리니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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