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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이니그마: 로맨스의 형성과 사랑 관행의 변화
박형신·정수남 지음
한울아카데미 / 2024-04-15 발행 / 신국판 / 양장 / 344면 / 32,000원
ISBN 978-89-460-7516-0 93300
분야 : 사회학
 
  사랑의 감정동학과 사회동학 간 상호관계에 주목한 감정사회학 연구서

사랑은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관념이 대중적으로 확산된 것은 놀랍게도 불과 2~3세기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랑은 서구의 근대화 과정에서 출현한 것으로, 봉건적 신분제의 몰락, 새로운 계급구조 등장, 개인주의적 이념의 확산, 핵가족 탄생 같은 사회 전반의 변화와 얽히면서 태동했다. 따라서 그간의 사회학에서는 사랑을 사회역사적 산물로 보고 개인이 처한 다양한 사회적 구조와의 연관성 속에서 사랑을 이해하고자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이 책은 사회구조와 사랑이라는 감정 간의 상호관계에 주목한다. 이 책은 사랑의 감정사회학을 다룬 것으로, 사랑의 감정동학이 사회동학과 관련하여 어떻게 출현하고 표출되는지, 그리고 그러한 감정동학과 사회동학이 사랑을 어떻게 틀 짓는지에 주목한다.
이 책은 오늘날 사랑이 왜 점차 어려워지는지 또는 왜 점차 가벼워지는지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한국인들이 근대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낭만적 사랑을 어떻게 수행해 왔는지를 역사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낭만적 사랑의 감정동학을 연구하고 현대인에게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사랑 현상을 분석한다.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먼저 이 책은 사랑을 ‘현실주의적 사랑’과 ‘낭만적 사랑’이라는 두 가지 형태로 나눈다. 한편, 오늘날 확산되고 있는 포스트-로맨스, 비혼, 사이버연애, 로맨스의 상품화 등의 현상 속에서 낭만적 사랑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탐구한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진 감정주의, 성적 해방, 소비주의의 연결고리 탐구

제1부 “로맨스 관행의 구조변동”에서는 해방 전후를 기점으로 나타난 한국인들의 사랑 관행을 역사적으로 추적하면서 사랑의 거시적인 변화상을 스케치한다. 특히 연애와 결혼이 분리되고 감정적 교감과 육체적 쾌락이 분화됨에 따라 감정주의, 성적 해방, 소비주의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고 있는 현실을 진단한다. 이 책에 따르면, 주관적 취향을 중시하는 감정주의가 확산되고 성적 욕망이 도덕적 구속력을 상실하면서 현대의 로맨스 관행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데, 이 두 가지 특징 모두 소비주의와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 책은 소비자본주의가 로맨스에 미친 영향을 집중 조명하면서, 상품화된 로맨스가 대중문화산업에서 소비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은 현실을 분석한다.
제2부 “포스트 로맨스의 현상학”에서는 오늘날 로맨스 관행을 둘러싸고 새로 주목받고 있는 테마와 주요 쟁점을 다룬다. 예를 들어, ‘첫사랑’에 대한 향수를 통해 낭만적 사랑을 성찰하는 한편, 비혼의 확산에 내포된 역설을 살펴보고, 온라인데이팅앱을 활용한 새로운 친밀성의 구조를 분석한다. 이 책에서는 낭만적 사랑의 균열을 탈(脫)로맨스로 표기하지 않고 포스트 로맨스라고 표현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이 같은 변화를 새로운 낭만적 유토피아를 건설하려는 움직임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결론에서는 이 새로운 낭만적 유토피아가 갖는 의미를 사회학적 상상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탐색한다.


이 책이 사랑에 관한 기존의 사회학적 분석과 차별화되는 이유

이 책은 사랑에 대해 다룬 다른 사회학 저작과 차별화되는 분석적 특징을 지닌다. 첫째, 사회와 사랑의 관계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에 더 초점을 맞춘다. 다른 사회학 서적처럼 사랑 감정이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과정을 포착하기보다 사회 속에서 하나의 복합 감정으로서의 사랑을 구성하는 감정적 요소들을 감정동학이라는 맥락에서 파악한다.
둘째, 사랑에 관한 대부분의 사회학적 저작이 사랑과 결혼을 단일 메커니즘으로 바라본다면, 이 책은 사랑과 결혼을 서로 다른 논리에서 작동하는 사회적 행위의 동인으로 파악하고 이 둘 간의 모순을 통해 사랑의 실천 관행들이 변화해 온 과정을 추적한다. 이 책은 사랑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는 사랑의 미시사회학이 아닌 사랑의 거시사회학을 지향하는 것이다.
셋째, 지금까지의 사랑에 대한 논의는 주로 여성에 초점을 맞추었거나, 한 단계 더 진전하더라도 남녀 간의 사랑의 차이에 주목해 왔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랑이 양성에 동일하게 작동하는 감정이라는 것에 근거하여 논의를 진전시킨다.
이 책은 현대사회에서 낭만적 사랑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갈구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한 현대인들의 삶은 자신만의 유토피아에 의미를 부여하는 투쟁과정이라고 결론 내리면서, 지금까지의 역사를 통해 볼 때 낭만적 사랑의 유토피아를 둘러싼 또 다른 실험들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